한국 중학생들이 특목고를 갈지 일반고를 갈지 고민하는 것처럼, 많은 유학생들과 미국인들은 고등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무엇이 더 입시에 유리한지, 분위기는 어떤지,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직접 다니지 않고야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작은 사립 고등학교를 9학년 때 다니다가 10학년 때 이사를 하게 되어 큰 공립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두 종류의 고등학교를 모두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오늘은 미국에서 어느 고등학교를 진학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기 위해 비교하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2편으로 나눠 공립과 사립 고등학교의 장단점을 정리하겠습니다.
주의: 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로 지역이나 고등학교, 학생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사립 고등학교
장점
1. 선생님과의 친밀한 관계
물론 지역과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다닌 사립 고등학교는 전교생이 300명 언저리였습니다. 그렇다면 학생 수는 고등학교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먼저 작은 학생 수의 장점은 바로 선생님들과의 밀접한 관계입니다. 학생들이 많지 않다 보니 선생님들이 전교생을 알고 학생들도 선생님들과 친해지기 쉽습니다. 저도 거의 모든 선생님들을 알았고 심지어 교장 선생님과도 꽤 친했습니다. 이것은 추천서를 중요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굉장한 장점인데요, 장학금 (scholarship)을 신청하거나 대학 입시에도 좋은 추천서는 필수입니다. 학생 수가 적어 선생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쉽다면 더 학생 개개인에 맞는 personal 한 추천서를 써주어 장학금이나 대학 입시 때 유리합니다. 또 공부를 따라갈 때도 선생님이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있어 힘들어하면 신경 써주고 추가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꽤 내성적이고 조용한 학생인데요, 그래서 미국 학교는 토의를 많이 하는 만큼 제가 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이 전교생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기 때문에 제 내성적인 성격 너머의 긍정적이고 열심히 노력하는 면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 카운슬러께서도 제가 9학년 밖에 안 됐지만 상담해 주시고 제게 맞는 서포트를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과의 친밀한 관계와 서포트가 작은 사립 고등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2. 기회 제공과 리더십
작은 학생 수는 학생들에게의 기회 제공으로 이어집니다. 운동부 학교 대표팀 (varsity)는 대학 입시에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character을 쌓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보통 큰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tryout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들어가기 어렵고 특히나 운동 신경이 없다면 운동부에 도전하기 쉽지 않죠. 그러나 작은 사립 고등학교는 다릅니다. 학생 수가 거의 없다 보니 여러 스포츠 종목들을 제공하면서 참여하는 학생 수가 많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tryout을 열지 않는 no cut 종목들이 많이 제공되고 tryout이 열리더라도 경쟁이 덜 합니다. 이는 운동을 한국에서 해 본 적 없는 저에게도 운동에 입문하고 배우며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마 제가 유학 온 첫 해에 큰 공립 고등학교에 있었다면 저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영영 알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작은 사립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새로운 것을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조금만 잘하면 눈에 띄고 스포츠던 동아리 (club) 던 리더십 포지션을 얻는 것도 쉽습니다. 미국 대학 입시에서 리더십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러한 기회들과 리더십은 아주 큰 장점입니다.
3. 시설 및 선생님의 질
학비를 내는 만큼 사립 고등학교는 좋은 시설과 좋은 선생님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화장실이나 식수대, 교실들은 굉장히 깨끗하게 잘 유지가 되며 체육관이나 야구장도 시설을 항상 업그레이드합니다. 또 선생님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월급을 더 많이 줄 뿐만 아니라 선생님 자격증이 없더라도 좋은 선생님이라 판단되면 데려옵니다. 물론 어느 학교던 안 좋은 선생님들이 있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선생님의 질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나 학생들의 요구가 잘 받아들여지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제 영어 선생님이 별로 좋은 선생님이 아니었는데요, 결국에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원성에 해고당하고 학교 측에서 새로운 선생님을 고용했답니다.
단점
1. 학비
사립 고등학교의 단점은 뭐니 뭐니 해도 비싼 학비입니다. 무료인 공립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꽤 부담스러운 양의 학비를 내야 하는데요. 물론 학비 덕분에 시설도 좋고 운동 유니폼 같은 건 무료로 제공해 주지만 부담스러운 학비는 4년이나 고등학교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로선 큰 단점입니다.
2. 친구 관계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친구가 중요한데요. 작은 학생 수를 자랑하는 사립 고등학교에서의 친구 관계는 양날의 검입니다. 작은 학생 수 덕분에 전교생이 서로를 알고 초반에 친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기 어렵고 만약 싫어하는 친구가 생기면 정말 곤란합니다. 작은 사립학교 특성상 결국 매일 보고 겹치는 수업이나 활동도 많은데 싸울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작은 학생 수 덕분에 모두가 친해 보이지만 현실은 복잡한 얽히고설킨 애증의 관계들이 많습니다. 물론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어 4년 동안 잘 지내면 좋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3. 졸업생 네트워크
인맥이 굉장히 중요한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동창이나 졸업생 네트워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론 학교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제가 다닌 작은 사립 고등학교는 학생이 많이 없어 나중에 졸업생끼리 취업을 도와주는 그런 일들이 적었습니다. 나중에 alumni reunion (졸업생들끼리 다시 모이는 것)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 졸업생들이 많지 않아서 학교에 기부도 많이 하지 않고 다른 졸업생들을 이끌고 도와주지도 않습니다. 인맥으로 좋은 추천서나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미국에서 약한 졸업생 네트워크는 치명적입니다.
재밌고 유익하셨나요? 다음 편에서 공립 고등학교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분들과 학부모님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2편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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